Others 플라즈마 진단법에 대하여 [플라즈마 진단과 Spectroscopy]
2010.06.16 00:39
플라즈마 진단법의 종류와, 매커니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어요.
아직 고1이고 핵 융합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니까, 쉽게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어요.
2010.06.16 00:39
플라즈마 진단법의 종류와, 매커니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어요.
아직 고1이고 핵 융합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니까, 쉽게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안녕하세요. 플라즈마 응용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학생 김남균입니다.
올려주신 질문에 대하여 핵융합에서 사용하는 진단방법을 중심으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수소 혹은 중수소의 원자핵이 척력을 이기고 서로 융합하기 위해서는 수 억도 이상의 온도에 이르도록 에너지를 공급하여야 합니다. 기체를 수억 도까지 가열할 경우 거의 모든 중성기체에서 전자가 떨어져 음전하를 띠는 전자와 양전하를 띠는 이온으로 분리가 되며 이러한 상태를 플라즈마 상태라 합니다. 수억 도의 물질을 가두기 위한 한가지 방법으로 자기구속 방법이 쓰입니다. 대표적인 자기구속 핵융합 장치인 토카막 내부에는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플라즈마의 하전입자들은 자기장에 의하여 공중에 뜬 채로 가두어져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KSTAR가 대표적인 자기구속 핵융합 장치에 속합니다.
하지만 플라즈마를 자기장으로 구속할 경우, 플라즈마는 여러 불안정성(plasma instability)으로 인해 그냥 제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용기의 바깥으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이를 방지하여 안정된 플라즈마를 만들기 위해선 플라즈마를 실시간으로 관찰하여 상태를 알아내고 제자리를 잡아주어야 합니다. 또한 핵융합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플라즈마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물리적 반응을 측정을 통해 알아내야 하는데, 이때 플라즈마를 진단하는 기술이 사용됩니다.
- 핵융합 플라즈마 진단법의 분류
플라즈마 진단기술은 크게 직접 플라즈마와 닿아 얻을 수 있는 자료를 통해 특성을 분석하는 접촉식 진단방법과 플라즈마와 닿지 않고 얻어지는 자료로부터 플라즈마의 특징을 알아내는 비접촉식 진단 방법이 있습니다. 반도체 제작에서 사용하는 플라즈마 등 여러 산업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저온 플라즈마’와는 달리 핵융합에서 사용하는 매우 고온의 플라즈마의 경우 중심부에 진단장치를 넣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언저리 플라즈마를 진단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Langmuir 정전탐침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핵융합 플라즈마 진단에서 사용하는 비접촉식 진단방법은 다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가지는 플라즈마 내 하전입자들이 자체적으로 방출하는 전자기파를 수집하는 방식이고, 다른 방식은 플라즈마 내에 전자기파를 입사시킨 뒤 변형되어 나오는 전자기파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 핵융합 토카막 내부 자기장의 종류와 측정
핵융합 플라즈마 진단을 본격적으로 말씀 드리기에 앞서, 우선 플라즈마로 인해 변화하는 바깥쪽의 자기장을 측정하는 진단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핵융합 토카막 내부에는 초전도체의 코일이 만들어주는 토로이달(toroidal) 방향의 자기장과 플라즈마 전류 만드는 폴로이달(poloidal) 방향의 자기장, 및 플라즈마가 움직이면서 만드는 유도자기장이 있습니다. 토로이달 방향의 자기장과 폴로이달 방향의 자기장은 함께 플라즈마를 가두는 역할을 하므로 자기장의 분포를 측정하면 이로부터 플라즈마의 형태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플라즈마가 움직이면서 만드는 유도자기장을 측정하면 플라즈마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기장은 코일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코일내부를 통과하는 자기장의 변화는 패러데이 유도법칙(Faraday’s law)에 의해 전류 혹은 전압신호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일에 흐르는 전류의 양은 코일이 감싸고 있는 단면적과 코일의 턴수에 비례하므로 넓은 면적을 측정할 때는 한 바퀴를 감싸는 코일을 사용하고, 국부적인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선 작은 크기로 여러 바퀴가 감긴 코일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코일은 플라즈마 내부에 넣어서 측정할 수 없으므로 벽면에 많은 수의 코일을 배치한 뒤 여기서 측정되는 신호를 조합하여 전체적인 플라즈마의 위치나 형태, 움직임을 계산하게 됩니다.
- 하전입자 방출전자기파 수집 방식의 플라즈마 진단법 (Passive Spectroscopy)
플라즈마내부의 입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서로 충돌하거나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잃으면 그 반응에 해당하는 파장의 전자기파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외부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파장과 세기를 분석하면 플라즈마 내부에서 어떤 반응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플라즈마 내부에서 하전입자가 에너지를 잃어 전자기파를 발생하는 과정은 자유전자가 자기장 또는 주위 입자들의 전자기력에 의해 경로변화를 겪으면서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과정과, 원자핵에 구속된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변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에 해당하는 전자기파가 발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과정의 대표적인 것으로 자기장 주위를 회전하는 전자에 의해 방출되는 수~수십 cm의 파장에 해당하는 전자기파가 있습니다. 토카막처럼 수 테슬라(Tesla)자장이 공급되는 상황에서 전자기파의 세기는 회전하는 전자의 온도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세기를 측정하면 플라즈마의 온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진단장치를 ‘전자 사이클로트론 방출 복사계’(ECER: Electron Cyclotron Emission Radiometer)라고 합니다.
다른 한 가지로, 자유전자가 주변입자와 충돌하면서 주위 입자들의 전자기력에 의해 경로변화를 겪으면서 발생하는 제동복사(Bremsstrahlung radiation)가 있습니다. 제동복사는 엑스선에서 극초단파까지 폭 넓은 파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엑스선 영역에서는 전자의 온도가 낮을수록 그만큼 방출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적어 제동복사의 강도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이를 분석하여 전자의 온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재결합 반응에서 발생한 전자기파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전체적인 복사의 강도가 전자가 충돌하는 입자들의 평균특성, 특히 전하량에 비례하게 되어 유효 이온전하량(Zeff)를 측정하는데 이용합니다.
두 번째 과정인 에너지 준위 변화에 의한 전자기파 발생은, 원자의 에너지준위가 결정되어 있어 특정 에너지 준위의 천이에 대하여 정해진 파장의 전자기파만을 방출합니다. 이러한 전자기파는 플라즈마 내에 있는 특정한 물질 또는 반응의 지문 같은 역할을 하므로 해당하는 파장의 방출 강도가 높을수록 밀도가 높거나 반응이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진단법은 플라즈마 내에 포함된 불순물의 종류 및 밀도를 측정하거나 플라즈마 상황의 지표가 되는 특정한 반응을 감지하는데 주로 사용됩니다. 물론 대개의 경우 실제로 방출되는 전자기파의 파장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론적인 수치보다 약간 달라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플라즈마의 중요한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습니다.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파원이 검출기에 가까워지면 측정되는 파장이 짧아지고, 멀어지면 파장이 길어지는 도플러 효과가 대표적인데, 입자의 온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속도가 빨라져 도플러 효과가 강해지고, 이에 따라 실제 측정되는 스펙트럼이 넓게 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퍼지는 정도를 측정하여 입자의 온도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출되는 파장은 전기장(Stark Effect)이나 자기장(Zeeman Effect)에 의해 변화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잘 이용하면 플라즈마 내의 중요한 정보를 알아내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 전자기파 입사 방식의 플라즈마 진단법 (Active Spectroscopy)
플라즈마에서 자체적으로 방출되는 전자기파를 측정하는 것과는 달리 직접 특정한 전자기파를 플라즈마 내에 입사시키고 그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톰슨 산란(Thomson Scattering) 진단법으로 강한 펄스 레이져를 플라즈마 내에 입사시켜 이로 인해 여기된 전자가 안정 상태로 돌아가며 방출하는 전자기파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레이저가 지나간 곳에서만 전자기파가 방출되므로 반응이 일어난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톰슨 산란 진단법은 전자의 온도와 밀도에 대한 분포를 측정하기 위한 중요한 진단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전자기파를 플라즈마 내에 입사시키고 빠져나온 전자기파로부터 플라즈마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충분히 높은 주파수의 전자기파가 플라즈마를 지난 뒤 변하는 위상을 측정하는 방법인 ‘간섭진단법(‘Interferometry)이 있습니다. 전자의 밀도가 높을수록 전자기파의 속도(phase velocity)가 빨라지므로 최종적으로 플라즈마를 지나온 전자기파의 위상이 그만큼 변화하게 되며, 이 위상차이를 간섭현상을 이용해 측정하여 이를 전자 밀도로 환산하는 방법입니다.
좀 더 복잡한 방법으로는 전자기파를 자기장의 방향과 평행하게 입사시켜 전자기파가 진동하는 편광면이 회전하는 현상(Faraday rotation)을 이용하는 ‘편광진단법’(Polarimetry)이 있습니다. 편광편의 회전각은 전자의 밀도 및 자기장의 세기와 비례하므로 이를 이용하여 전자의 밀도와 자기장의 세기를 구할 수 있습니다.
- 맺음말
위에서 소개한 것 밖에도 다양한 진단장치들이 있습니다. 보통 대형 토카막 장치에는 적게는 수십 종에서 많게는 백 종 이상의 진단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유는 플라즈마를 진단하는 원리가 다양한 것도 한 이유지만 같은 원리로 같은 물리적 성질을 측정한다고 하더라도 어디를 주목하느냐에 따라 장치의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핵융합 플라즈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안정적인 플라즈마를 만들기 위해, 실시간으로 진단 및 제어를 할 수 있는 연구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성 분포 전체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보다 플라즈마의 유지에 핵심적인 몇몇 신호들을 재빨리 측정해내고 이를 분석하여 반영하는 장치들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핵융합 플라즈마 진단분야의 끊임없는 연구와 발전을 통하여 실제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단계가 조속히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1] 남용운, 국가핵융합연구소, <고온 플라즈마 진단기술>, 물리학과 첨단기술, 2008 ? 발췌요약.
[2] KAERI, 핵융합로 연구: 플라즈마 진단기술개발 제2차년도 연차보고서, 1994.
[3] 박현거, <포항공과대학 핵융합 플라즈마 진단 연구센터 소개>, 물리학과 첨단기술, 2009.
[4] Wikipedia, “plasma diagnostics”